Jun 14, 2026
양극재 공장 누비는 로봇…에코프로비엠의 AI 실험
뉴스│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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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비엠 포항공장 가보니 AI 품질예측·AMR 설비점검 체계 구축 "제조 혁신으로 중국 추격 따돌린다"
지난 11일 찾은 경북 포항 에코프로비엠 생산공장. 방진복을 입고 생산동으로 들어서자 천장까지 이어진 거대한 배관과 설비들이 눈에 들어왔다. 수십m 높이의 생산설비는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지만 작업자들의 움직임은 많지 않았다. 대신 생산라인 사이로 작은 자율이동로봇(AMR)이 움직이고 있었다.
배터리 공장에서 만난 AI의 모습은 제철소나 조선소와는 조금 달랐다. 양극재 생산 현장에서는 로봇보다 데이터가 더 중요했다. AMR은 설비를 살피고, AI는 품질을 예측했다.

배터리 공장에서 가장 비싼 것은 설비도, 원료도 아니다. 불량이다. 양극재 생산 공정에서 작은 오차 하나가 발생하면 수백㎏의 제품이 한꺼번에 기준을 벗어날 수 있다. 온도와 압력, 원료 투입량, 소성 시간 등 수많은 변수들이 품질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불량률을 1%만 낮춰도 수익성이 크게 달라지는 이유다. 에코프로비엠이 생산 현장에서 쏟아지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품질을 예측하고,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는 'AI 공장' 구축을 본격화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송호준 에코프로비엠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차전지 산업은 몇 명의 천재 과학자나 엔지니어가 이끄는 산업이 아니다"며 "수많은 소재 개발자와 공정 개발자들이 오랜 시간 시행착오를 거쳐 최적의 조건을 찾아가는 산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고 있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며 "결국 제조 혁신과 생산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에코프로비엠은 공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AI 경쟁력의 핵심 자산으로 보고 있다. 공장에서는 하루 평균 25만건의 MES(생산관리시스템) 데이터와 4억7000만건에 달하는 설비 센서 데이터가 발생한다. 과거에는 각 시스템에 흩어져 있던 데이터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이를 통합해 AI 학습에 활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축적한 데이터만 20TB 이상에 달한다.
송 대표는"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는 사실상 회사의 핵심 자산"이라며 "어떤 조건에서 품질이 좋아지고 어떤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하는지 데이터를 통해 학습시키는 것이 AI 공장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에서 눈길을 끈 AMR 역시 이런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AMR을 활용해 설비 이상 점검 작업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작업자가 직접 생산 현장을 돌아다니며 설비 상태를 확인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로봇이 점검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생산 현장의 안전성을 높이고 설비 관리 효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AI의 역할은 설비 관리에만 머물지 않는다. 에코프로비엠이 추진하는 핵심 과제는 '품질 예측'이다. 제품을 생산한 뒤 검사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분석해 품질을 예측하는 것이다. 회사는 현재 품질예측 정확도 95% 이상의 AI 모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제조업은 제품을 생산한 뒤 품질을 검사하는 방식이었다. 문제가 발생하면 원인을 찾아 공정을 수정했다. 반면 AI는 생산 과정에서 이상 신호를 먼저 찾아낸다. 불량품을 찾는 것이 아니라 불량이 생길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는 셈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이를 바탕으로 '다크 팩토리(Dark Factory)'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생산과 품질, 설비, 안전환경 전 영역에 AI를 적용해 공장을 스스로 운영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제조가공비는 30%, 사무자동화 업무는 50% 줄이는 것이 목표다.
배터리 산업은 최근 몇 년간 중국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생산능력만으로는 경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품질과 생산성 확보가 최대 과제가 됐다. 에코프로비엠이 AI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자동화가 아니라 품질과 수율을 끌어올리는 제조 혁신 수단으로 AI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송 대표는 "생산과 품질, 설비, 안전환경 전 영역에 AI를 적용해 자율운영 체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원부자재 관리부터 품질 관리, 설비 점검까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하는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아시아경제 > 강나훔 기자
기사 본문 보기>>https://view.asiae.co.kr/article/2026061412502923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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